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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변Job기] 직업세계의 음과 양
  2014-06-16
     
 

* 본 글은 월간 경제지 <이코노미21> 2014년 6월호(425호)에 수록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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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Job] 직업세계의 음과 양 - 전광희
전무 / 카푸스파트너스

출중한 능력보다는 적절한 덕성을 소유하는 인격자가 대성하는 경우 많아


스펙쌓기 경연대회같은 이 시대에 살면서 우리 직업인들의 쫓기는 마음 내면에는 선두권이 아니면 도태된다는 강박관념이 도사리고 있다. 출판계에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처세술, 자기개발서는 이런 강박관념을 더욱 조장하여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심리적 조급증을 점점 더 악화시킨다.

 

그러나 기실 직업시장에 몸담고 있는 헤드헌터 눈에는 이러한 시류가 부질없이 보일 때가 자주 있다. 회사생활에서 사원부터 임원까지 장기간의 커리어를 볼 때, 커리어의 정점으로 올라갈수록 성공으로 이끄는 요인은 이런 자기개발보다 더 큰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항상 품는 의문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도 출중한 능력의 소유자보다는 적절한 덕성을 소유하고 전체를 아우르며 조화롭게 가는 인격자가 대성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혹자는 반론할 수 있으리라. 그렇지 않은 경우가 휠씬 많다고! 그러나 백 번 양보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검증된 존경 받는 직업의 성공인들은 직업성취와 더불어 내면의 가치가 뚜렷하게 빛나는 인격의 소유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에서 구인의뢰를 받아 후보자를 추천하는 헤드헌터는 구직자와 성패의 명운을 거의 같이한다. 특히 회사에서 요청하는 스펙을 넘어서는 유력한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는 그 후보자의 자신감을 넘어 설 때도 있다. 우습거나 황당스럽게도! 그러나 막상 회사에 추천한 후 진행되는 면접전형 과정에서 받는 인사담당자의 피드백과 취업성공의 여부는 예상과는 다를 때가 많다. 겉으로 나타난 요구조건이 전부가 아니고, 이면에 요청되는 다른 자질들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질들은 서류나 업무성과로 나타나지 않기에 인사담당자나 헤드헌터에게는 특별한 능력과 혜안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음양의 원리를 적용하는 지혜도 포함된다.

 

동양사상에서 음양의 원리는 모든 사상의 근저에 있다. 우리 태극기에도 음양의 원리가 지배하고 있지 않는가? 양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측면이라면 음은 내면에서 은은히 사물을 지탱하고 보존하는 측면이다. 근대화 시대의 화두가 양적인 성장이라면 지금처럼 고도화된 시대에는 질적인 성숙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개인이나 기업의 성장이 타인이나 사회의 질적 성숙에 배치된다면 그 개인이나 기업은 장기적인 미래를 갖기 어려울 것이다. 정치세계에서도 진보와 보수의 쳇바퀴 도는 듯한 갈등은 이 두 측면을 서로 배치되는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성공을 위해서는 일부의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물질적 성공은 이런 가치의 훼손 속에서 보장될 수 있다는 착각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보편화되어 있는가? 혹자는 이 현상을 이념적 스펙트럼으로 설명하지만, 필자는 이 현상이 인간 본연의 이기적인 욕망으로 인한 착시현상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보고 싶은 것을 본다고 하지 않는가? 성공을 향한 근시안적 욕망은 타인의 성공에 대해서도 자신의 욕망을 투사한다. 균형 잡힌 시각은 이런 오류를 넘어 성공과 가치가 조화된 진정한 성취를 추구하고 권장할 것이다. 필자는 이 균형을 음과 양의 동양사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다.

 

직업의 세계에서 업무 능력과 실적이 양이라면, 조직의 조화를 고려하여 타인을 배려하고 품는 덕스러운 마음은 음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자는 계량화할 수 있고 분명히 나타낼 수 있지만 후자는 쉽게 파악하고 제시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두 부분을 분리하면 서로 배타적인 요인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양자는 동전의 양면같이 서로 뗄 수 없는 운명에 있다. 양의 측면에 치우치는 사람은 성과와 외형적 과시에 여념이 없어 일중독자가 되고, 타인과 공동체의 조화에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음의 측면에 치우치는 사람은 회사의 현실에 필요한 실적에 대해 외면하기 쉽다. 어떤 회사이든 조직이든 양자가 모두 필요하고 이것을 조화롭게 운영하고 유지하는 것은 경영자의 필수적인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성공한 경영자인가?”라고 묻는다면 필자는 감히 음양의 원리를 현실에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라고 말하겠다. 이 원리를 배제하고서 장기적인 성취를 이루어내기는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이른바 큰 성공을 한 기업인 중의 어떤 사람의 예를 보자. 세간의 기사를 보면 세무공무원 출신인 이 분은 사주 팔자나 점을 보면서 사업의 성패를 예상하고 어떤 사업을 할지 결정을 했다고 한다. 좋은 점괘를 받았는지 손을 댄 사업마다 대박이 나서 그룹을 이루고 재벌가로 편입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내부의 부패와 외부의 불법적 사건으로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그 내부인맥이 정실인사로 거미줄처럼 얽힌 실상이 폭로되었다. 경제적으로 운은 특별히 따라주었는지는 몰라도 경영자 내면의 부덕을 가릴 수는 없었다. 또한 물질적 성공이 부실한 가치를 채워주지는 못하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지 않은가? 외면의 성공과 내면의 가치는 하나를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양은 음이 없이 보존될 수 없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직업의 세계에서 성취를 꿈꾸는 자기 경영자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능력과 더불어 얼굴과 자세에서 배어 나오는 내면의 가치를 업그레이드(Upgrade)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숙으로의 발상의 전환이다. 사실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은 개인의 직업 도상에서 겪는 수많은 실패의 경험들을 매우 의미 있게 해준다. 한 개인이 커리어 패스의 장도에서 겪는 수많은 실패의 경험은 피할 수 없는 것인데, 이걸 단순히 성공을 위해 거쳐가는 불행으로 간주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그러나 이 경험을 디딤돌로 삼아 개인의 내면, 개인과 조직, 개인과 개인 관계의 성숙으로 이어간다면 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가?

 

양의 외면적 화려함만을 추구하면서 가는 사람은 현실에서 부딛히는 다양한 부침을 시행착오로 치부하지만, 개인 내면의 덕성에서 나오는 음의 측면을 같이 고려하는 직업인은 이런 업다운(Up and Down)을 통해 온전한 사람과 기업의 가치를 체득하는 유익을 얻을 것이다. 작은 산골짝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수많은 돌고 돎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대하로, 대해로 가듯이 우리 직업인의 작은 경험과 시행착오가 사회와 조직 속에서 소용돌이 치면서 큰 유익을 향해 흘러갈 것이다. 그러므로 음적 측면인 개인 내면의 덕성은 양적 측면인 외면의 성과와 동등하게 평가되어야 할 대단히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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